가부와 메이 이야기
가부와 메이 이야기는 <폭풍우 치는 밤에>, <나들이>, <살랑살랑 고개의 약속>, <염소 사냥>, <다북쑥 언덕의 위험>, <안녕, 가부>, <보름달 뜨는 밤에>라는 이야기로 ‘키무라 유이치’의 시리즈 작품입니다. 처음 폭풍우 치는 밤에 서로 만나게 된 가부와 메이의 이야기를 일곱 편의 단편이 장편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하며, 감동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전권의 내용을 한 폭의 영화로 2006년 담아 발표한 이 영화는 서로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고, 아무런 정보 없이 그저 대화만으로 돈독한 정을 나누게 되고 다음 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랜만에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났다는 기쁨에 부풀어 약속장소에 나간 ‘가부’와 ‘메이’는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고 깜짝 놀라게 되지만 둘은 비밀리에 우정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결국 둘의 우정이 들통나고, 가부는 늑대들의 규칙에 따라 사형을 선고를 받게 됩니다. 둘의 우정과 둘의 정체성을 놓고, 서로의 생사가 걸린 시점에서 어떤 선택이 현명한 선택인지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폭풍우 치는 밤에> 줄거리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던 한밤중에 자그마한 염소 한 마리가 언덕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작은 오두막으로 들어가 폭풍우가 그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들어옵니다. 염소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귀를 기울입니다. 발굽 소리에 안심한 염소는 마음을 열고 말을 겁니다. 상대도 안심을 하며 둘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팡이를 내려놓고 서로에게 위안이 뒤는 말을 나누는 늑대와 염소였습니다. 감기에 걸려 냄새를 못 맡는 늑대였고, 서로의 웃음소리에 서로에게 기분 상할까 봐 마음을 비추지 않고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허기가 진 둘은 서로 산들산들 산의 말랑말랑 골짜기 근처로 먹이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늑대는 부드럽고 씹는 맛도 그만인, 풀과 염소를 각각 동상이몽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의 어린 시절 엄마와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닮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둘은 서로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암호를 만들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집니다.
우정
우정은 우리 삶의 견디어 내는 과정에서 인연이라는 선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가 고스란히 고난을 받아들이고, 넘어져 있을 때, 진정으로 우리와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는 인연이 바로 진정한 우정일 것이다. 우리는 왜 넘어지는가? 바로 욕망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가부와 메이는 그럼 욕망이 없어서 소중한 우정으로 인연으로 남을 수 있었는가? 결코, 아닐 것이다. 가부와 메이도 처음 마주 했을 때는 서로의 굶주림의 욕망에 서로 다른 꿈을 가지고 서로의 욕망으로 밤을 지세웠다. 하지만, 현실 앞에 마주친 그들의 문제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살아왔던 삶, 가치관, 부, 명예, 안락, 평안함 등 당연히 누려야 했던 것들을 목숨 걸로 던져 버려야 하는 순간! 우리가 가부와 메이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괴로우면 내려놓으면 된다.’ 라는 말은 쉽지만 과연 그 욕망을 버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한다. 폭풍우가 와 비와 바람을 맞아야 한다면 피하지 말고 맞으면 된다. 비바람을 피해 맞지 않으려 노력하니 우리의 마음이 힘든 것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