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의 시작
여성을 억압에서부터 해방시키려는 운동에서 시작한 페미니즘은 인종, 아동,계급,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에 관한 이론과 나아가 생태론과 접목하면서 발전했는데, 그것이 바로 에코페미니즘의 시작이다.
에코페미니즘이란 용어는 랑쑤아즈 도본느(Françoise D’Eaubonne)가 처음 사용하였고, 여성운동, 환경운동, 평화운동 등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의 다양한 사회운동으로 성장한 것이다.
자연과 여성의 억압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둔 에코페미니즘은 다양한 페미니즘 이론들과 더불어 여러 갈래의 생태이론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풍부하게 풀어나가고 있음에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제1980년대 초까지도 국내의 페미니즘 개론서에는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서구에서는 이미 20여년의 역사를 가진 비평담론이 자리잡았
에코페미니즘은 서양에서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릴 만큼 페미니즘 역사에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980년대 초반까지도 페미니즘 개론서에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지 않았었다.
모성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생태계를 대지모신(가이아)으로 비유하고 있다는 데에서 그 연계성을 찾을 수 있고, 이 두 이론은 이분법적이고 이성 중심적 사고에 대하여 적대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낳고 기르는 속성이 여성과 같다고 해서 동일시하거나 여성억압의 해결책으로 남성 중심의 일신 종교를 대체할 여신을 부활시키려는 것이라고 단순화시키는 것은 에코페미니즘을 오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는 여성의 낳고 기르고 보호하는 속성만을 부각하여 자연 친화적이고 웰빙(well-being)이나 로하스(LOHAS)같은 마케팅들을 떠올리게 하며 남성 편의의 어머니다운 푸근한 이미지로 치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성 중심 시각으로서의 여성(모성)을 예찬하는 방식이다. 과학과 기술을 가진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자연은 항상 어머니처럼 인간을 감싸고 보호해주며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한다는 환상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자연이 가진 힘과 난폭함은 남성적인 과학 기술로 제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담론
에코페미니즘에 관한 담론은 이런 오해를 벗기 위해 냉철할 필요가 있다. 여성과 자연이 동일시되는 것은 낭만적이고 상징적인 이유라기보다는 처절하고 현실적인 이유에서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에코페미니즘에서는 자연과 여성이 과학과 문명, 인간 – 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의 권력 등에 의하여 억압받고 착취당해오는 양상이 매우 긴밀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동일시 된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이 이런 자연 문제에 있어서 먼저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파괴된 환경으로 인한 피해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이거나 더 밀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에코페미니즘에서는 착취당하는 대상은 자연, 여성, 동양, 제3세계, 남대륙, 소규모 공동체, 자급적 노동 등으로 보고 있으며 착취하는 주체는 과학, 기계적 진보, 남성, 서양, 북대륙, 자본주의, 글로벌 기업 등으로 본다.